형사사건
업무상과실치상
[주문제작 의료기기 폭발 사고, '제조상 과실' 및 '예견 불가능성' 입증하여 무혐의 처분]
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의료기기 제조사의 대표로, 고소인에게 주문 제작한 설비를 납품했습니다. 그런데 고소인이 제품을 사용하던 중 아크릴 부품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상해를 입었다며 의뢰인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고소인은 제품의 '제조상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며, 유죄로 인정될 경우 의뢰인은 형사 처벌은 물론 회사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2. 검찰의 판단
검찰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렸습니다.
3. 판단의 근거
가. 제조상 과실 및 사고의 예견 가능성 부존재
검찰은 사고 제품이 기존에 안전 인증을 통과한 다른 모델과 동일한 재질의 아크릴 부품을 사용했고, 납품 전 100회가 넘는 내부 안전성 테스트를 거친 점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사고 당시와 동일한 조건으로 재실험했음에도 아무런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핵심 근거로 삼았습니다. 이를 통해 제조 과정의 과실이나 사고 발생의 예견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나. 고소인 주장의 신빙성 부족
제품이 폭발에 이를 정도의 내부 압력에 도달했다면 내부에 있던 사용자는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나 고소인의 상해는 경미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또한 내부 압력으로 인한 파손 시 파편은 외부로 튀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내부에 있던 고소인이 상해를 입었다는 주장은 물리 법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4. 변호인의 변론 전략 및 기여
① '제조상 과실 없음'의 객관적 입증
변호인은 단순히 의뢰인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제품이 식약처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과 동일한 핵심 부품을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납품 전 101회에 걸쳐 진행된 내부 테스트 결과 기록을 증거로 제출하여 제품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했습니다.
② 국과수 감정 결과의 핵심적 활용
변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 내용 중 "사고가 재현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집중적으로 부각했습니다. 이는 제품 자체에 내재된 결함이 없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로, 검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③ 사고 상황의 논리적 모순 지적
변호인은 고소인이 주장하는 사고 상황의 비현실성을 논리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제품의 최대 작동 기압(2기압)과 아크릴 파손에 필요한 압력(73.3기압) 사이의 현격한 차이를 제시하며, 고소인의 주장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내부 폭발 시 상해 발생 방향의 모순을 지적하여 고소인 주장의 신빙성을 성공적으로 탄핵했습니다.
아울러 이 사건 제품의 반품과 관련하여 다툼이 있던 중 본건 폭발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게 된 정황을 꼬집어, 고소인이 현장상황을 사후적으로 조작하였을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변론을 통해, 제품 하자에 대한 막연한 의심을 구체적인 증거와 논리로 반박하여, 자칫 형사 처벌로 이어질 뻔했던 의뢰인의 억울함을 풀고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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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화 -

박진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