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사건
계약금 반환
[유발된 동기의 착오를 입증해 분양사의 대출 약속 파기를 이유로 계약금 전액 반환에 성공한 사례]
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은퇴 후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지식산업센터 두 개 호실을 분양받았습니다. 분양대행사 직원은 중도금 50퍼센트는 무이자 대출로 책임지고 알선해 주고, 잔금 역시 70에서 80퍼센트까지 담보대출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자금 조달 여력이 넉넉하지 않았던 고령의 의뢰인은 이러한 설명을 신뢰하고 계약금 약 4천3백만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중도금 대출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분양사는 시행사의 대출 한도가 소진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대출 실행을 거부하였습니다.
오히려 분양사는 중도금 미납을 문제 삼아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의뢰인의 계약금을 몰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의뢰인은 계약금 전액을 잃을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의뢰인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습니다. 분양계약이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판단하면서, 분양사에게 계약금 43,094,046원 전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3. 판단의 근거
먼저 법원은 분양사의 대출 관련 설명이 계약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의뢰인이 78세의 고령으로 자금 조달 능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이자 중도금 대출과 잔금 담보대출 전환에 대한 설명은 단순한 편의 제공이나 부수적 서비스가 아니라, 의뢰인이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이자 법률행위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의뢰인이 중도금 대출이 당연히 가능하다고 믿게 된 착오가 분양사 측의 설명으로 인해 유발되었다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이는 의뢰인 개인의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분양대행사 직원이 적극적으로 제공한 정보로 인해 형성된 착오로 보아야 하며, 민법상 의사표시의 동기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의뢰인이 계약 취소 의사를 표시한 서면이 분양사에 도달한 시점에 분양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변호사의 변론 전략과 기여
이 사건에서 저희는 분양사의 행위를 단순한 대출 알선 약속 불이행, 즉 채무불이행 문제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분양사의 설명으로 인해 의뢰인의 의사결정 과정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여, 착오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라는 법리를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이 알선 의무는 다했다는 식의 반박을 펼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였습니다.
아울러 의뢰인의 착오가 개인적인 판단 착오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분양대행사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해 대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설명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확보하고, 계약 당시 작성된 유의사항 확인서 등 관련 자료를 증거로 제출함으로써 착오의 원인이 전적으로 분양사 측의 정보 제공에 있었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특히 의뢰인이 고령의 은퇴자로서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중도금 대출 가능성은 의뢰인에게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라, 그것이 없었다면 애초에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핵심 조건이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였고, 이는 법원이 해당 착오를 계약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로 인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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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주 -

한태화